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10점
쓰무라 기쿠코 지음, 박정임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쓰무라 기쿠코는 취업 빙하기 시기에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사리 취직한 첫 회사에서 상사의 집요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10개월 만에 퇴사하고, 다시 일하기 위해 직업 교육을 받고,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10년 이상 일했던 프로 직장인이다. 작가로서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한국 여성들이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에 열광하듯, 일본 독자들은 쓰무라 기쿠코의 작품에 열성적인 지지를 보낸다. 출간하는 작품마다 빼놓지 않고 다자이 오사무상, 노마문예 신인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자신의 연봉과 같은 금액인 세계일주 여행 비용을 모으기 위해 애쓰는 스물아홉 살 계약직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라임포토스의 배》로는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독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세계, 이 쉽지 않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로 문학성과 작품성까지 모두 인정받은 작가인 것이다.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때로는 못 견디게 서럽고, 때로는 살 만한 듯한 직장인들의 생활이란 한마디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치열한 출근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설레는 일 따위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트와 공감과 감동으로 절묘하게 버무려냈다. 주인공 나카코와 시게노부는 몸도 마음도 조금씩 지쳐가는 서른둘의 직장인. 인간관계와 불합리한 일에 시달리면서도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요즘은 ‘과감하게 그만둬라’ ‘회사만이 길이 아니다’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작품은 그런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낸다. 허무맹랑하지 않기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슬쩍 두근거리기도 한다. 내게도 설레는 일 제발 좀 있었으면, 하고. 작가는 이 작품으로 미우라 시온, 니시 가나코, 가네하라 히토미 등 날카로운 문학성과 대중성을 갖춘 쟁쟁한 작가들이 수상한 오다 사쿠노스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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